오랫만에 집에 들렀더니 아이고 울 아부지 또 마당이며 마대에 약초가 잔뜩이네요. 우슬이며 엉겅퀴며 햇빛 쬐여야 한다고 내놓고 언제 또 해오셨는지 비단풀을 널어놓셨네요.
깔끔하신 성격답게 약초도 줄맞춰서 널어 놓으셨네 ㅎㅎ
민들레 캐 온것 중에서 제일 큰놈이라고 보여주시네요. 제가 여지껏 본 것 중에서는 최고 크긴 합니다. 민들레 잎이 연할때는 나물무침으로 먹어도 하나의 별미랍니다.
어성초며 자소엽이며 이것저것 넣어서 스킨이랑 발모제를 만들어서 쓰시는데 저보고 가져가서 쓰라네요. 가져와도 아무도 안 쓰는데 ㅠㅠ 잘쓰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단 받아왔습니다. 아부지 죄송해요. 그러고보니 울아부지도 참 많이 늙으셨네 . . . . .
마당에도 황칠나무며 뽕나무며 온갖 약용식물들이 차지했네요.
참! 방풍이라고 아세요? 풍을 예방해 준다고해서 방풍이란 이름이 붙은건데요 제주도 해안가에 정말 흔한 약초였습니다. 근데 방송을 타기 시작하면서 올레꾼들이 아주 씨를 말려놨답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도 보호한다고 뒤늦게 나섰는데요 요거 캐다가 걸리면 벌금 내야 한답니다. 해서 아부지는 텃밭(제주어로 우영밭이라고 합니다)에다가 심어놓고 고기 구워먹을때 쌈채소로 드신다네요. 방풍잎을 쌈채소로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내세운 고기집은 아주 대박을 쳤다고 합니다.
농부의 아부지는 원래 양돈을 하셨었는데요 갑자기 암에 걸리는 바람에 중단하고 함암치료 중에 여러가지 좋다는 약초를 찾아서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약초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내가 캐다가 먹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캐러 다니다보니 몸에 좋은 자연산 약초도 드시고 또 남는것은 시장에서 팔기도 하니 수입도 생기고 아주 하루하루가 신이 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완치해서 건강도 좋아지셨고 아버지 연세에 비해서 용돈벌이도 짭짤하답니다. 손주들에게 용돈도 잘주시는 멋쟁이 할아버지시기도 하고요 ㅎㅎ 언제 아부지가 76세가 되셨는지 요즘은 기력이 많이 약해지신걸 느낍니다. 부모님 건강하게 장수하시기를 항상 기도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