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겉으로는 세상 만사 다 품어줄 듯한 표정을 짓고 속으로는 얼마나 깔보았던가.
그의 인격을, 그의 인생을.
나,
세상의 모든 십자가를 지고 사는 순교자처럼 자신을 여기고 사실은 얼마나 즐겼던가.
나의 고통을, 그의 슬픔을.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그를 얼마나 오해했을까.
내가 알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던 사실이,
나의 세계가, 사실은 가장 큰 오해라면,
내가 아닐거라고, 아니어야만 한다고 믿고 싶었던 그것이 바로 진실일수도 있다면,
나의 세계는 어떻게 바뀔까.
우리는 무언가 큰 것을 오해하면서 살고 있지 않을까.
오해가 단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우리는 모른다.
모른다는 것,
그것은 우리를 해방시킨다.
모른다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아는 진실이다.
모르기에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댄다.
모르기에 오늘을 살아간다.
모른다는 것,
그것은 극복해야 할 두려움이 아니라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