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에 신방화역에서 참신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바로! 강서구에 특수학교 설립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받고 있는 분들! 같은 동네라서 더더욱 이번 특수학교 사태를 참 가슴 아프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강서 마곡동이고, 특수학교 설립 예정지인 구 공진초등학교 분교는 강서구 가양동입니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죠. 폐교된 공진초 분교 앞에는 대단지 아파트인 강서 자이가 있고, 그 곳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답니다. 제가 그 곳 주민이 아니라서 이해를 못하는 걸까요.. 뉴스 동영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어떻게 강서구에만 자꾸 혐오시설이 생깁니까"라고 말하는 주민을 보면서 정말 저들이 두려워하는 집값 하락이 현실화된다면, 그건 특수학교가 생겨서가 아니라 언제든 약자를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처럼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 동네서 거주할 자신이 없습니다. 내 아이가 만일 다른 아이들보다 어리숙하고 약한 면모가 있다면, 그것이 언제든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놓을 수 없겠죠. 혐오정서가 점점 난무하고, 그 혐오의 방향은 대개 강자보단 약자를 향합니다. 그래서 무릎 꿇은 엄마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만난 청년들이 이런 무거운 마음을 한층 가볍게 만들어 줬습니다.
지지서명을 하고서 "어디서 나오신 분들이에요?"라고 물었더니, "강서구 청년들입니다"고 대답하더군요. 속으로 "나도 강서구 청년인데"라고 중얼. 사진 하나 찍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같이 찍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어색하지만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은 출근길이었습니다. 부디 이런 목소리가 널리널리 퍼져서 무릎 꿇은 엄마들을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