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제재를 둘러싼 국내 일부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서 단재 신채호 선생이 우리 역사를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단재의 말씀인 즉, 유사이래 우리의 역사는 우리 내부에 있는 나와 나를 부정하는 세력간의 갈등이었다는 말이다. 일제시대 당시 오죽 우리 지도층 인사들에게 실망을 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선이 망한 것이 마치 을사오적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정말 쉬운 역사적 평가다. 사실 대한제국이 망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왕실이었다. 고종과 명성왕후가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왕과 왕비란 자들이 관직을 팔아먹고 썩은 짓을 했으니 어찌 나라가 망하지않을 수 있었을까? 을사오적이란 작자들이 한일이라고는 왕과 왕비가 분탕질 친것 뒷처리한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
아와 비아라고 하면 매우 우리의 역사를 설명하기 참 쉬운 것 같지만 그게 또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바로 그 비아라는 것이 내안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중 누구는 아고 누구는 비아가 아니라, 내안에 어떤 부분은 아이고 어떤 부분은 비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을 평가하고 규정하기 보다는 나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의 무역제재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내 소위 보수언론들과 인사들의 행태는 나로 하여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만든다. 우리는 지금 일본하고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이 전쟁을 먼저 걸어온 것이다. 옛날같으면 칼과 창이 서로 부딪쳤을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극우적 정당의 인사들과 언론들의 행태는 이적행위를 넘어 국가 반역행위다. 왕조시대에서 이런 행위는 곧바로 처형의 대상이다.
만일 박정희 전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아마 그들은 모두 중앙정보부에 불려가서 거꾸로 메달렸을 것이다. 필자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했지만 정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러저리 정치적 주판알 튕기다가 정치개혁이나 사법개혁의 타이밍을 다 놓쳤다. 국익보다는 정권의 안위를 더 큰 가치로 인식하는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은 전쟁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힘을 합해서 외부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전쟁에서 패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부의 분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가 외부의 위협에 직면했을때는 가장 먼저 내부가 단결해야 한다. 비록 불만이 있거나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목소리를 낮추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중 비아들은 그런 상식과 역사적 경험에는 아랑곳 없이 아를 공격한다. 이들을 토착왜구라고 하는 것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유감스럽게 우리중 일부는 아가 없이 비아만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작년 재작년인가 ? 안시성과 남한산성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두영화의 역사적 배경이 된 두개의 사건은 하나는 승리했고 하나는 패배한 것이다. 두 영화가 왜 승리해고 왜 패배했는가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영화를 보면서 저는 많을 차이를 볼 수 있었다.
통상 전쟁이 발발하면, 성주나 군주가 제일 먼저 해야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내부에서 적과 내통할 것으로 의심되는 세력들이나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잘 준비되어 있다하더라도 내부에서 적과 내통하는 세력이 있으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이 빨갱이라고 한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옳고 그르고 바람직하고 아니고는 또다른 문제다. 국가를 경영하려면 비도적일도 서슴치 않고 해야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만은 마키아벨리스트라고 하겠다.
우리가 일본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우리안의 비아를 척결하는 것이다. 그동안 너무 비아가 창궐해서 우리는 아가 왜소해져버렸다. 토착왜구들이 이렇게 창궐하는 것도 그런 역사적 과정때문이리라.
전쟁에서 또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사전 충분한 준비다. 우리는 그런 준비를 하지못했다. 그런 준비를 하지못하고 끝까지 가면, 우리가 피해를 본다. 전쟁도 살자고 하는 짓이니, 너무 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언제라도 말에서 내릴 수 있는 준비도 잘 해야 한다. 승산없는 싸움을 지속하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이번 한일간 무역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능력은 없다. 문송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일본이 우리의 능력과 한계를 분명하게 잘 알고 있고, 우리의 예상대응까지 미리 다 고려한 것 같다는 것이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불의의 기습을 당했기 때문에, 우리가 매우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악의 경우 우리 정부가 무릎을 꿇을지도 모른다. 일부 싸가지 없는 인사들이 하는 말도 전혀 근거없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통해서 최소한 우리안의 비아를 척결하는 성과라도 올려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는 나라도 아니고 국민도 아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른 식민시대를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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