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풀어내기] 6.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예방

토큰 이코노미에서 바람직하다와 바람직하지 않다는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경제적이고 실익에 대한 문제이다. 즉, 바람직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토큰 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토큰 가치를 낮추는 것으로 귀결된다. 비트코인의 경우에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무엇일까? 스팸 공격이나 51% 공격이다. 이러한 일이 꾸준히 발생했다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며, 다행스럽게도 비트코인은 이러한 공격을 그래도 효과적인 편으로 막아냈기에 지금의 높은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 취약점을 통한 자금탈취도 또다른 예이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최대의 이익을 추구한 셈이 되겠지만 전체 네트워크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다. 바람직하다와 바람직하지 않다의 기준을 개인의 단기적인 이익 추구가 아니라 전체 생태계도 크고 개인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상생으로 삼아야만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논의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들은 생태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이 역시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비용보다 수익이 크지 않으면 그 행동에 대한 물질적 동기는 사라질 것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의 기대수익이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보다 작거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해서 잠재적인 위험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 비용에 있어서 보자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비용이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설계 개념이다. 스팸 공격을 할수록 수수료가 많이 나간다든지, 51% 공격을 하기 위해 지분이나 채굴 해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몇몇 채굴풀이 마음만 먹으면 51% 어택을 할 수 있을지라도 그러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51% 공격을 하지 않고 좋은 행위자로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설령 큰 비용을 들여 공격을 성공한다하더라도 시장에 소문이 전해진 다음에는 토큰 가격의 하락으로 기대 이하의 수익을 얻게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테이킹과 같이 묶어놓은 토큰을 푸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지속적으로 생태계의 가치를 낮추는 행동을 하는 것은 제 살 깎아먹는 셈이 되고 만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 이코노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하게 시스템을 바꿀 수가 없다. 따라서 최근에는 반중앙화된 혹은 중앙화된 해법들이 나오고 있다. 명성도나 다수의 찬반에 기반한 허가제를 통해 특정 계정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든지, 블록체인을 만든 기업에서 인증 및 차단 시스템을 도입해서 자신들의 생태계 성장 철학과 맞는 사람들에게만 권한을 주는 것 등이다. 이러한 방법은 분권화를 지상 목표로 삼는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중앙화된 해법이 블록체인과 현실세계의 연결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과도기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며,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에 따라 완전 분권화부터 완전 중앙화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변수라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설명할 때 더 언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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