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풀어내기] 9. 비즈니스 모델

최근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으로 여겨지지만 원론적으로 따지면 비즈니스 모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백서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비트코인이 성장한 과정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강조된 적은 없다.

왜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가 아닐까? 순수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 즉 하이브리드 모델을 쓰지 않은 네이티브 토큰 기반 이코노미는 태생적으로 외부에 있는 무언가와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말로는 블록체인의 내재성(introvertedness)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off-chain 기반인 비즈니스 모델이 토큰 이코노미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개자가 필요하고, 매개자에 대한 신뢰가 요구되며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형태를 띄게 된다. 그래서 초기 토큰 이코노미 모델에서는 대부분 비즈니스 모델이 배제되었다.

하지만 토큰 이코노미를 더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토큰 이코노미로 유입되는 자금이 더 빨라지고 많아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토큰 생태계의 가치와 활용성도 더 올라가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토큰 이코노미와 외부 경제(주로 법정화폐 기반)를 연결해주는 수로와도 같다.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들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할까? 가장 원칙적인 답은 “설계할 필요가 없다”이다. 토큰 이코노미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 없는 훌륭한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이 그럭저럭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그럭저럭인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잘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에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모델들이 자생적으로 따라붙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다른 비즈니스를 함께 키울 수 있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토큰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만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는 토큰 이코노미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간과하는 것이다. 토큰 이코노미는 그 자체의 보상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인적, 물적 자원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며, 그 안에는 각종 비즈니스들도 포함된다. 물론 경쟁자를 키워내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비즈니스와 상생할 수 있는 여러 써드파티 비즈니스들을 끌어모으라는 뜻이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토큰 이코노미는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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